[현장연결] 문대통령 "참전용사 피와 땀 속에 한미동맹 태동"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했습니다.
외국 군인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알려졌는데요.
현장 모습 함께 보시겠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존경하는 참전용사 귀빈 여러분, 오늘 첫 삽을 뜨는 추모의 벽에는 4만 3764명의 한국전 전사자 이름을 새길 것입니다.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계실 유가족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어려움 속에서 추모의 벽 건립 사업을 추진해 오신 존 틸럴리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재단 이사장님과 관계자 여러분, 함께 힘을 모아주신 대한민국 재향군인회를 비롯한 단체, 기업, 한미 여성회와 한인회를 비롯한 교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자리를 더욱 빛내주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님, 동행하신 부인 유미 호건 여사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참전용사와 유가족 여러분, 나는 오늘 바이든 대통령님이 취임사에서 말씀하신 힘의 모범이 아닌 모범의 힘을 보여주는 위대한 미국을 떠올립니다.
미국은 가치의 힘으로 세계를 바꿨습니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며 차별 없이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해야 한다는 미국의 건국이념은 세계의 보편적 가치가 되었습니다. 한국 역시 그 가치의 힘으로 식민지와 전쟁, 독재와 빈곤을 극복하고 두려움이 아닌 희망의 이야기를 써올 수 있었습니다.
전쟁과 전후 재건이라는 가장 힘들었던 고비에 참전용사들이 있었습니다. 리차드 위트컴 장군은 전쟁의 잿더미에서 일어서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던 우리 국민의 손을 굳게 잡아주었습니다. 전쟁은 총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 국민을 위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다라고 위트컴 장군이 미국 의회에서 발언했을 때 의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더 많은 구호물자와 결의자금을 결의했습니다.
한국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위트컴 장군은 지금 나의 고향 부산에 있는 세계 유일의 UN기념공원에서 한국을 사랑했던 39명의 전우들과 함께 잠들어 있습니다.
참전용사의 피와 땀, 의회와 헌신으로 태동한 한미동맹은 사람과 사람, 가치와 가치로 강하게 결속되며 발전해 왔습니다.
선배들의 뒤를 후배들이 잇고 있습니다. 한미동맹은 군사동맹을 넘어 정치, 경제,사회, 문화를 아우르는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양국은 자유와 민주주의, 법치와 인권이라는 공동의 가치를 수호하며 역사상 가장 모범적이고 위대한 동맹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세계는 지금 감염병과 기후 변화라는 공동의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연대와 협력의 힘이 있고 그 힘이 있기에 우리는 언제나 희망을 말할 수 있습니다. 더 나은 재건은 미국만이 아니라 모든 인류의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고통스러운 역사도 영광스러운 순간도 항상 함께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동맹의 힘이 필요한 순간마다 한국은 변함없이 미국과 함께할 것입니다.
참전용사와 유가족 여러분, 나는 취임 후 첫 순방에서 장진호전투 기념비를 찾았습니다. 양국 국민들은 장진호 영웅들의 용기와 숭고한 희생에 깊이 공감하며 하나가 되었습니다.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했습니다.
지난해 한국은 새로 발굴된 다섯 분 영웅들의 유해를 최고의 예우를 다해 미국으로 송환했습니다. 참전영웅들을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보내드리며 한국 국민들 역시 큰 감동과 위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마지막 한 분의 영웅까지 떠나온 고향, 사랑하는 가족의 품에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연 인원 10만 명을 투입해 비무장지대를 포함한 41개 지역에서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를 찾고 있습니다.
2018년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미국에 송환한 55개 유해함에서 신원이 확인된 구는 일흔네 분입니다. 북한 땅에서 잠든 용사들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알링턴 국립묘지 한국 묵상의 벤치에는 추모에서 시작한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는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을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용사들을 잃은 유가족들의 슬픔도 함께 기억할 것입니다.
2022년 우리 앞에 설 추모의 벽에서 미국과 한국의 미래 세대들이 평범하고도 위대한 이름들을 만나기를 바랍니다. 1950년 낯선 땅에서 오직 애국심과 인류애로 자유와 평화의 길을 열었던 한 병사의 이름이 위대한 역사의 이야기로 길이 남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참전용사들의 희생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계속 증명해 나갈 것입니다.
영웅들의 안식과 이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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